작년 9월 비구개관낭종 제거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다행히도 수술이 잘 됐고 90%는 회복이 된 상태입니다. 입천장 부근에 혹이 있다는 소견을 듣고 구글에서 며칠 몇 주간 공부를 했지만 자료가 많이 없어서 힘들었는데요. 수술받기 전과 받은 후 수술후기를 직접 쓰겠다는 다짐을 했는데 수술받은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저와 같은 병을 지닌 환자분들을 위해 글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입 천장에 혹이 있어요
22년 7월즈음,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입천장이 부어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어났을 때 입천장이 당기는 느낌을 많이 받아서 부어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습니다. 생각해 보면 입천장이 부은 증상은 종종 나타났었습니다. 몸이 피곤하거나 회식 이후 잠이 부족하거나 하면 가끔씩 입천장이 부었습니다. 그전에는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겼고 부어있는 것도 오후나 저녁이 되면 원래대로 돌아왔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2년 6월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저녁, 그다음 날이 되어서도 부기가 빠지지 않았고 더 심해졌습니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다음날 회사 앞에 있는 치과에 방문했습니다.
치과에서 의사선생님에게 증상을 말씀드리고 진료를 했는데, 곧바로 CT와 X-Ray부터 찍자고 하셔서 사진촬영을 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별거 아니겠지 생각했는데, 입천장에 혹이 있으니 대학병원 구강악안면외과로 접수부터 하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이때부터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자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넷에서 혹, 종양에 대한 모든 질병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이때 가장 잘한 건 혼자 인터넷을 찾아본 것이 아닌 대학병원에 가장 빨리 예약한 것 같다고 생각이 듭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다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치과에서 혹이 있냐는 진단을 받은 그다음 날부터 한국에서 유명한 대형병원에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서울대병원, 연대 세브란스, 현대 아산병원, 삼성병원, 아주대병원까지 예약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병원마다 예약이 밀려있고, 병원의 크기, 교수님들의 인원 때문에 생각보다 빨리 예약이 잡힌 경우도 있고 6개월 최대 10개월 뒤에 예약을 잡아주는 병원도 있었습니다. 입천장에 혹이 있는 경우에 비구개관낭종이 아닌 다른 종양일 수 있으니 반드시 환자 본인이 원하는 병원과 교수님을 선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치료를 빨리 하고 싶거나 증상에 대해 걱정이 많은 경우 우선 예약이 빠른 병원부터 순차적으로 방문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부분도 아래에서 다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맨 처음 동네치과에서 CT와 X-ray 찍은 것을 정확하지는 않은데 만원? 만 오천원주고 파일로 받았던 것 같은데 큰 병원 가면 100% 다시 찍습니다. 두 번 돈 낼 필요 없으니, 돈 내고 파일로 받지 말고 큰 병원 가서 다시 찍으시길 추천드립니다.
비구개관낭종 제거의 수술방법이 다르다
저는 위에 언급한 여러 병원 중에 예약이 가장 빨랐던 서울소재의 병원을 두 군데를 방문하였습니다. 우선 맨 처음 혹 진단을 받았던 병원에서는 비구개관낭종의 가능성이 크지만 큰 병원에서 진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했기 때문에 비구개관낭종에 대한 논문을 많이 검색해 봤습니다. 논문을 검색하다 보니 비구개관낭종에 대해 알 수 있었고 수술방법에 대해도 알 수 있었습니다. 비구개관낭종은 간단하게 상악부 비구개관에 생기는 낭종인데, 30~50대 남성에서 주로 발생하고 비교적 발생비율이 높은 측에 속합니다. 이 글을 검색한 분들도 이 정도는 당연히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도 거의 의사가 된 것 마냥 논문들을 찾아봤으니까요. 논문에도 보면 대부분 수술을 두 가지로 진행하고 제가 방문한 병원에서도 각기 다른 수술방법을 제시했습니다.
- 앞니의 뿌리를 제거한 뒤 최소한으로 절개하여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방법
- 입천장을 절개하여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방법
7월 27일, 맨 처음 방문한 병원은 가족들이 큰 수술 할때 주로 갔었던 병원이었습니다. 막상 제가 환자로 가려니 좀 덤덤하더라고요. 치과에 방문해서 CT와 X-Ray 찍었고 교수님에게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이 CT 사진 보고 정확한 종양이 뭔지는 조직검사를 해봐야겠지만, 경험과 종양의 위치, 크기 모양을 보면 비구개관낭종 가능성이 높다고 하셨습니다. CT 사진을 보면서 설명을 들었는데 종양이 사이즈가 크고 앞니의 뿌리 쪽을 침범해 있어 이미 앞니 신경이 죽었을 수 있으니 1차적으로 앞니의 신경을 죽이는 신경치료를 먼저 받고 2차적으로 윗잇몸 앞쪽을 절개하여 뿌리를 절제하고 그 사이로 낭종을 제거한다는 수술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아무래도 회사원이라 신경치료를 받기 위해 서울까지 왔다 갔다 하기에 단점이 있었지만 절개부위가 크지 않아 생활에 불편함이 크게 없을 것이라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제가 신경치료까지는 생각한 적이 없어서 좀 당황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7월 29일, 두번째 방문한 병원도 서울에 있는 병원이었습니다. 요 병원은 치과대학 건물이 따로 있을 정도로 치과 규모가 컸고 환자들도 엄청 많았습니다. 구강악안면외과에서도 역시 동일하게 CT와 X-Ray를 찍었고 교수님에게 동일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다만 수술방법을 바로 설명해주지 않았고 앞니의 신경이 죽었는지 안 죽었는지 검사먼저 해보자고 하였습니다. 당시 개인적으로 맘에 들었던 기억은 회사퇴근이 늦어 병원에 늦게방문해서 마감시간이 되었음에도 다른 층에 전화해서 환자 한 명만 더 신경검사해 달라고 전화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수술받아야 하는 환자입장이다 보니 환자를 조금이라도 먼저 생각해 주는 모습들이 기억에 많이 남았네요. 아무튼, 다른 층으로 이동해 앞니 신경검사를 하였습니다. 무슨 검사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는데 아마 치아 위에 얼음인지 차가운 무엇인지를 대보면서 신경이 살아있는지 간단한 검사를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검사결과 신경이 아직 살아있다는 답변을 받았고 다시 구강악안면외과로 올라가 교수님에게 다시 설명을 들었습니다. 신경이 살아있으니 입천장을 오픈해서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면 되고 전신마취로 수술을 진행한다. 자세한 수술일정은 밖에 선생님에게 설명을 들으면 된다고 답변을 들었으며 교수님이 남아있는 사랑니 3개도 같이 빼는 게 어떻겠냐고 했네요. 처음에는 사랑니 3개 발치는 안 한다고 하였으나, 결국 발치 3개까지 하였습니다. 요건 수술 후기에서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마 다른 환자분들도 여러 병원에 방문하게 되면 수술방법이 다르니 고민이 되실 수 있는데, 환자 본인이 좋은 방향으로 가는 방법이 제일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두번째 방문인 입천장을 통해 낭종을 제거하는 수술을 선택하였습니다.
낭종적출 수술과 사랑니 발치
수술 시 전신마취를 해야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사전에 병원에 방문해서 피검사등 여러 검사를 진행했고 저는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수술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수술 전 검사를 위해 병원에 방문했을 때 사랑니 3개 발치와 같이 진행이 가능한지 문의하였고 그렇게 하자고 답변받았네요. 아무래도 사랑니 관리가 힘들고 전 쉬 마치 하는 김에 같이 빼는 게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생각해 보면 가장 잘한 선택 같습니다. 전신마취 수술이지만 수술이 오래걸리는 수술이 아니니 당일 오전 입원하여 오후 퇴원하였는데요. 제 개인적으로는 만약에 아프면 아무래도 병원에 있는 게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병원에 있나 집에 있나 똑같이 아프니 환자가 편한 장소에 있는 게 가장 좋다고 하는 답변을 듣고 오후 퇴원을 선택했네요. 수술 당일 아침 일찍 병원에 방문했고 수술대기실로 들어갔습니다. 수술대기실에서 1시간 정도 기다렸던 것 같고 수술실로 이동하였습니다. 수술실에서는 딱히 기억나는 게 없습니다. 분주한 교수님들과 선생님들만 생각나고 마취가스가 들어간 2~3초 기억만 있습니다. 눈을 뜨니 수술 끝난 상태였고 입에 거즈를 물고 있는 저를 볼 수 있었네요.
수술 받고난 뒤와 지금 상태
수술을 받고나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밥 먹는 것이었네요. 교수님은 다음날부터는 일반식을 조심히 먹어도 상관이 없다고 하였으나 저는 수술받고 4~5일 차 까지는 건강주스만 먹은 것 같아요. 사랑니도 3개 발치했고 입천장도 실로 꿰맨 자국이 있어 씹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였습니다. 그래서 마시는 것 위주로 식단을 했고 당시 여자친구가 사골국을 많이 끓여줘서 아침저녁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네요. 수술받은 뒤에는 수술부위를 보호하는 장치를 줍니다. 요 장치는 수술받기 전에 사전에 본을 떠서 제작을 하게 됩니다. 저는 요 보호장치도 거의 하루 종일 착용했는데, 그 이유는 하루라도 빨리 낫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수술받은 뒤 고통에 대해서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수술받은 당일과 그다음 날 욱신욱신 거리는 고통이 약간 있고 그 이후에는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 부었던 위치 옆에 말랑말랑한 혹이 생기기도 했는데 이 혹은 시간이 지나니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사실 비구개관낭종 수술에 대한 고통보다는 사랑니 발치한 고통이 더 컸습니다. 입 양쪽이 일주일 정도 부었고 고통 자체도 사랑니 발치 고통 때문에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수술받은 뒤 6개월 정도가 지났는데 초반에 수술부위 부분인 절개한 부분에 감각이 많이 없었습니다. 교수님은 아무래도 절개부위가 감각이 빠르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 같다고 답변했습니다. 지금은 감각이 꽤 돌아왔고 한 90% 돌아온 것 같네요. 제가 부담한 수술금액은 38만 원이었습니다. 수술받기 전 검사와 다양한 비용까지 합치면 총 50만 원 정도 든 것 같은데요. 실비보험이 가입되어 있어 저는 모두 환급받을 수 있었습니다. 보험청구 관련해서는 아래 글에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술받기 전부터 끝날때 까지 정말 많은 걱정을 했는데요, 비구개관낭종이 고치기 어려운 병이 아니고 수술로 금방 회복이 가능하니 환자분들께서는 걱정을 우선 내려놓으시고 병원먼저 방문하기를 추천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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